-  투  쟁  결  의  문  -

 

 

 

우리는 안동지역 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종사 업무를 하는 노동자이다. 오늘도 우리는 전쟁터처럼 바쁜 점심시간을 보내고,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서 안동에서 경북도교육청 앞까지 한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4인 가족 최저생계비의 3분의 2에 불과한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학생들에게 든든한 급식을 제공한다는 보람을 안고서 우리는 강도 높은 육체노동과 위험한 근무환경을 감내하면서 열심히 일해 왔다. 그러나 안동지역 교장들은 저임금에 허덕이며 묵묵히 일하는 우리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대면서 급식비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 손으로 지은 음식을 돈을 주고 사먹으라며 요구하고 있다.

 

 

배식시간에 맞추기 위해 한눈 팔 겨를도 없이, 가스불 앞에서 수백 명 분의 음식을 만들고 무거운 식재료를 옮기며 관절이 닳아 뼈마디가 쑤셔 와도 병가 한번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우리에게, 심지어 월급을 떼어 대체 인력을 직접 구해놓고서 병원을 가야하는 열악한 근무조건의 급식실 노동자들에게 학교 측은 우리가 삼키는 밥 한 술조차 돈을 내고 먹으라 한다.

 

 

우리가 정규직이었다면, 우리가 공무원이었다면 이러한 차별이 가능하겠는가! 밥을 짓는 부모와 똑같은 마음, 똑같은 손길로 급식을 만들어내고 학생들의 몸을 키워내는 급식실 노동자들의 노동을 학교장이, 교육청이 진정으로 귀하게 여긴다면 그 일을 하는 우리들의 작은 임금에서 밥값을 떼어가는 몰염치한 처사가 가능했을 것인가!

 

 

우리는 결코 공짜 밥을 얻어먹겠다고 비바람이 쏟아지는 날 도교육청 앞으로 몰려나온 것이 아니다. 노동하는 사람들을 존중하며, 그 최소한의 예우로써 많지 않은 임금에서 밥값을 떼어 갈 것이 아니라 당연히 지급받아야할 권리 보장을 위하여, 차별을 줄이고 존중을 늘일 것을 요구하고자 이곳에 왔다.

 

 

경북도교육청은 앞에서는 임금인상을 말하면서 임금인상 금액보다도 더 많은 급식비를 떼어가는 행위를 즉각 근절하고, 학교급식 노동자의 급식비 지원을 실시하라! 교사와 공무원 신분의 노동자들이 급식비 지원을 받는 것처럼, 학교라는 한 공간에서 일하는 급식실 노동자들에게도 복지혜택을 받을 권리기 있기에 학부모 부담이 증가한다는 핑계대신 급식비 지원을 실시하라! 저임금의 급식노동자들의 긍지를 짓밟으면서 밥값 징수를 방관하고, 경북지역에서 유행처럼 급식실무원의 급식비 징수가 번져가는 것을 이영우 교육감이 이대로 방치한다면 경북지역 전체 급식 노동자들이 강력한 투쟁으로 경북도교육청을 상대로 투쟁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2012년 4월 3일

 

안동지역 학교급식 조리종사 노동자 급식비 지원 촉구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