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상담 내용 나이스 등록에 대한 학교폭력 은폐 목적

상담인턴교사 <보복성 계약해지> 철회하라!

 

 

 

 2012년 2월 15일, 구미의 A초등학교에서 상급반 여학생들이 저학년의 한 남학생을 나무에 밧줄로 묶고 나서 언어폭력을 가했다. 밧줄을 풀고 나서는 그 학생을 집단 구타했다. 김모 상담인턴교사(44세)는 담당교사의 지시에 따라 상담 내용을 학교 측에 보고하고 나이스에 등재하였다. 그러나 이 일이 있은 후 상담인턴교사의 나이스 접속은 차단되었다.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한 지 20여일이 지난 3월 6일, A초등학교 교무부장이 피해학생을 불렀다. “부모님이 학교 폭력을 당한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피해 학생은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교무부장이 “상담 선생님이 뭘 물어봤냐”고 묻자 학생은“아빠 전화번호를 물어봤다”고 했다.

 

 

 이튿날 7일, A초등학교장은 교장 허락 없이 상담 내용을 나이스에 등록한 것을 문제 삼으며, ‘내일부터 상담실을 폐쇄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3월 8일, 학교장은 상담실에 비치되어 있던 상담일지를 상담실에서 회수하였고, 학생들에게는 더 이상 상담인턴교사를 찾아가지 말라는 지시가 전달되었다.  9일, 상담인턴교사가 상담실을 방문하였을 때 상담기록을 등록하던 컴퓨터의 본체가 사라지고 없었다. 학교 측은 상담실 무단침입을 이유로 경찰을 불러들였고, 상담인턴교사가 이 상황을 사진기로 찍으려 하자 교감이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며 팔을 세게 쳤고, 사진기가 떨어져 부서졌다. 사진기를 집어 들려고 할 때에도 교무부장이 상담인턴교사의 팔을 때렸다. 학교 측의 폭력적인 대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부당계약해지를 규탄하며 피켓을 든 상담인턴교사에게 해당 학교 김모 담임교사는 “우리학교에 상담교사가 있었느냐”며 “요즘은 개나 소나 교사하느냐”하고 인격 모독적인 언어폭력을 자행했다. 학교폭력 뿐만이 아니라 교사들의 폭력적인 언행도 도를 넘어섰다.

   

3.14 교과부 발표 <2012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 경북지역 학교폭력 피해응답 건수 대구의 2배

   

 교육과학기술부는(이하 교과부) 3월 14일, 2012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결과에 대한 중간발표를 하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교육개발원 주관으로 전국의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체 학생 558만 명에 대해 2012년 1월 18부터 2월 20일까지 전국에서 실시되었다. 예상과 달리 중학교보다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더 높았으며, 학생 자살 사건으로 학교폭력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웠던 대구지역은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9.1%로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경상북도는 11.2%로 전국 평균 12.3% 보다는 낮았으나 대구보다는 2.1% 더 높고, 학교폭력 피해 응답 건수로만 보면 대구 5,273건의 2배가 넘는 11,836에 이른다. 경북지역이 학교폭력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드러낸 것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체계적인 전략과 예방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경상북도교육청은 안일한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2012년 3월 16일 자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 현재 경북도내 전문상담교사는 39명에 불과할 정도로 그 수가 터무니없이 적다.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학생 상담 활동을 하는 전문상담교사 및 상담인턴교사들의 인건비 예산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해마다 상담인턴교사에 대한 무더기 계약해지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학교폭력 발생에 대해서는 매뉴얼만 공시되어 있을 뿐, 그에 따른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는 지에 대한 관리 감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학교폭력 해결보다 “명품교육” 이미지가 중요한가!

   

 학교폭력이 발생하여 ‘가해자와 피해자의 정보 및 피해사실 등이 구체적으로 서술 된’ 경우, 학교에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교과부에서 발표한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A초등학교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상담기록을 나이스에 등록한 상담인턴교사에 대해서는 아직 새로 계약서를 쓰지 않았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로 일방적인 부당계약해지 통보를 했다. 이는 학교폭력을 나이스에 등록한 것에 대한 보복성 계약해지 조치이자 학교폭력 은폐 시도이며, 비정규직 상담인턴교사에 대한 명백한 노동권 침해이다.

 

 

 그동안 경북지역에서는 심각한 수위의 학교 폭력 및 성폭력 사건이 수차례 불거졌으나 그때마다 도교육청은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막는 데 급급하면서 마치 경북지역은 학교폭력의 안전지대인 양 호도하기를 되풀이 해왔다. 정작 상담전문교사 배치에는 소극적이면서, 상담심리 관련 자격증도 없는 민간인들을 포함한 약 2천여 명의 학생상담자원봉사자로 전문상담사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폭력 은폐와 방치는 교육청 차원의 2차 가해

상담인턴교사의 고용안정 보장하고 학교폭력 사건 처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하라!

 

 A초등학교의 보복성 계약해지 당사자인 김모 상담교사는 “A초등학교는 한 부모 가정 학생 수가 절반에 이를 정도로 많고, 월별 상담 건수 또한 월등히 많았다. 아이들의 상담을 전담해 왔던 입장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고도 그것이 피해학생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처리되는 것을 보고 피해학생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도 답답하고 가슴이 아팠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언제나 쉬는 시간이면 달려와서 말을 걸어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학교 측의 지시로 인해 머뭇거리며 대화를 피하고 조심스러워한다. 다시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 그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A초등학교의 상담업무와 함께 교과부 산하 위프로젝트사업에 소속된 전국의 27명뿐인 사이버전문상담사 가운데 한 명으로 계약해지 전까지 활발히 상담활동을 해왔다. 사건 이후 A학교 교무부장은 위프로젝트 전문상담사 담당 연구관한테까지 전화를 해서 사이버전문상담사 활동까지 방해를 했다.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경북지부(이하 전회련경북지부)는 비정규직상담교사의 고용안정을 보장하여 학내 상담활동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도록 할 것을 경북도교육청에 촉구한다! 구미 A초등학교의 학교폭력 은폐목적의 보복성 계약해지를 철회하고, 하루빨리 아이들 곁으로 상담인턴교사를 돌려보낼 것을 요구한다! 또한 상담교사 당사자에 대한 학교 측의 언어폭력과 각종 악의적 유언비어 유포에 대해 학교와 도교육청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전회련경북지부는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이 겉으로만 떠들썩하게 명품교육과 청렴교육을 외칠 것이 아니라, 폭력에 무감한 학교 내부부터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학교폭력을 쉬쉬하면서 2차, 3차 폭력으로 속까지 병들어 곪아터지지 않도록 경북도교육청은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 경북도교육청이 환부를 파헤쳐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마냥 방치하면서, 화려한 성과주의에 언제까지나 매몰된 채 학교폭력 문제를 도외시한다면 이것은 공교육의 파탄과 직결될 것이다. 전회련경북지부는 경북도교육청이 학교폭력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를 통한 체계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은 채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과 비정규직상담교사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아울러 강력한 조처를 펼칠 것을 밝히는 바이다.

 

 

2012. 3. 20.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경북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