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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28일 간병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간병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의 개선을 요구하였다. 

 

경산노인병원 환자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저희들은 경산노인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병인(생활보조사)들입니다.

먼저 소중한 가족을 병원과 저희를 믿고 맡겨주신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는 말씀 먼저 드립니다.


낮에는 환자 10명당 1명꼴, 야간교대시에는 50여명을 혼자서 돌보기도...

경산노인병원은 도립병원이자 1등급요양시설로 선정된 병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양병원에서 제일 중요한 간병업무는 ‘도립’, ‘1등급’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도 열악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인력이 모자라 충분한 간병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우리들은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매일매일을 격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낮에는 환자 10명당 간병인 1명꼴, 밤에는 환자 15명당 간병인 1명꼴로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야간교대시에는 50여명의 환자를 1명이서 돌보아야만 합니다. 


이렇게 열악한 현실에서도 저희들은 그동안 명절도, 공휴일도 없이 밤낮가리지 않고 병원 일을 내 집안일보다 더 열심히 했고, 내 부모나 가족들은 돌아볼 시간이 없어도 병원 어르신들 곁에서 수발하며 자신들이 아파도 쉬지 않고 일해왔습니다.


잘못된 현실을 바꾸고자 노동조합에 가입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해고 협박뿐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간병일을 한다는 병원 직원들의 천시와 대우, 부당한 문책, 상시적인 고용불안, 최저임금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당한 현실을 바로잡고자 지난 해에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잘못된 현실을 바꾸고자 합니다.


그러나, 병원과 용역회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우리들을 이간질시키며 노조 탈퇴만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참고 기다릴 수 없기에 우리들은 조금씩 조금씩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선 병원과 회사가 정한 출퇴근 시간을 지키고 점심시간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인간적 멸시와 모멸감, 또 해고 협박뿐이었습니다. 

또 병원은 간호사 등 직원들에게 우리 간병인에 대해 일체의 협조를 중단할 것을 지시하고 일부 선임 간병사들을 통해 업무통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현실이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에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며칠 전 저희들은 난생 처음 ‘기자회견’이라는 것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신문과 방송에 우리들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대구MBC 뉴스, 대구MBC 라디오 달구벌만평, 매일신문, 경북일보, 경산인터넷뉴스 등)

그런데 병원 관리자들과 일부 간호사들이 저희들 들으라고 대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가지가지 한다.’... 한 마디로 우리들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고 멸시하는 발언과 태도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간병사들은 명절 휴가도 제대로 된 휴일도 없이 일해 왔습니다. 또 법에 보장된 연차휴가도 일방적으로 정해진 날에 강제로 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을 바로 잡으려고 합니다.


이번 설날 하루만이라도 쉬고 싶어 연차휴가를 쓰려고 합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가 휴가가면 투입할 인력(간병인)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또 직원들을 출근시킨다고 합니다. 

병원과 회사의 이런 배려(?) 덕에 우리는 맘편히 설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도 모처럼 아내이자 엄마, 또 며느리 구실 좀 하고 오겠습니다.

병원과 회사는 ‘우리들을 모두 내보내겠다.’는 둥 그런 협박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대로 된 간병서비스를 위해서는 인력충원과 노동조건 개선이 절실합니다.

경산도립요양병원은 경북도민 여러분을 위한 요양시설입니다. 경산도립요양병원이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는 간병서비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력충원과 노동조건 개선이 절실합니다. 이것은 우리 간병인의 노동조건이 개선됨과 동시에 환자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 믿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행복과 웃음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신묘년 새해에는 간병인들도 웃으며 일하는 경산노인병원이 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2월 3일 설날 경산도립요양병원 간병인(생활보조사)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