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노조원 학대 ‘막장 구미KEC’
[한겨레]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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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강요에 묵언수행 지시
“밥 안준다” 인격 모독도
노조, 대표이사등 3명 고소

파업 뒤 회사에 복귀한 노조원들에게 교육을 구실로 반인권적 처우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경북 구미의 전자부품업체 케이이시(KEC)가(<한겨레> 6월16일치 1면) 16일에도 노조원 교육을 명분 삼아 ‘퇴사 강요’를 거듭했다. 이 회사 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케이이시지회는 이날 ‘직장폐쇄 철회 뒤 반인권 사례’를 문건으로 정리해 퇴사 강요 실상을 증언했다.
 

이 문건을 보면, 회사 간부가 조합원을 개인면담하겠다며 불러놓고 “희망퇴직을 진지하게 고민하라”거나 “오늘까지 사표 쓰면 임금 더 많이 줄 테니 희망퇴직하라”고 권유한 것으로 돼 있다. 조합원들이 ‘정신순화 교육’을 받는 강의실 칠판 옆에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고 쓴 펼침막을 걸어두고는, “묵언수행을 하라. 손은 무릎 위에 올리고 허리를 꼿꼿이 세워서 앞만 보는 자세로 2시간 동안 유지하라. 이행하지 않으면 벌점을 주겠다”고 강조한 내용도 있다.

 

또 회사 홍보 자료를 2시간 동안 읽고 단답형과 서술형 시험을 치르게 하면서 ‘끊임없이 쇄신하려는 케이이시의 노력에 대해 8대 대표이사인 곽정소 회장의 취임사를 인용해 작성하라’ 등을 문제로 냈다.

 

배태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구미지부 사무국장은 “16일 오전에는 회사 쪽에서 노조원들에게 ‘일 안 했으니 밥 안 준다’며 인격적인 모독을 했다”며 “해병대 입소 훈련을 시킬 예정이니 힘들어서 못 버틸 거라는 협박까지 하며 퇴사를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노조는 15일 대구지검 김천지청에 회사 대표이사 등 3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